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끄적임 - 일상/영국 워킹홀리데이

[런던/영국워홀] 제2막 시작

by 히소지음 2019. 4. 4.

작성일 | 2019. 04. 03. 수요일

#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...

영국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아마 지금이 가장 큰 고비가 아닐까 싶다.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수 없이 반복했고 이번엔 항공권까지 알아보고 일도 그만뒀으니까. 그런데 지금 내가 한국에 간다 한들 변할 건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머물러 있기로 결정했다. 닿을 수 있지만 닿을 수 없는 상황이 나를 더 미치고 힘들게 만들 것 같아서. 지난 일주일 동안 참 많이도 슬퍼하고 울었다. 힘들었고 또 힘들었다. 지금은 조금씩이라도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. 최근을 기점으로 내 영국 생활은 그 이전과는 많이 달라질 듯하다.

#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서

한국행 결심을 거둔 다음, 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봤다. head chef가 나를 잘 봐서 일 한지 얼마 안 됐지만 빠르게 진급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. 충분히 여기서 성장할 수 있으니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판단해보라며 계속 일하기를 권유했다. 인정을 받는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. 그리고 진급하면 돈벌이도 지금보다 더 나아진다. 하지만, 내가 여기서 계속 살아갈 것이 아니니 안정감보다는 돈 모을 생각 말고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아빠의 조언이 결심을 굳히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. 무엇보다 내게는 스시 솊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으니까. 꿈을 향해 달려가려면 지금 내가 쥐고 있는 걸 놓아야 한다는 걸 잘 알기에 나는 놓고 달려가려 한다.

#To. 관계 때문에 힘든 미래의 나에게

관계라는 거... 내 마음만으로는 안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. 내 마음과 나의 느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고 나니 순간의 감정만으로 관계를 단정 짓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. 그동안 참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했다. 하루아침에도 달라질 수 있는 게 관계이며 온전히 내 노력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게 관계라는 걸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관계에서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. 어디에 있든 언제 까지든 늘 함께하는 건 결국 나니까 우선은 나에게 소홀하지 않고 항상 집중해주자. 그리고 관계 때문에 힘들면 마음껏 울고 아파한 다음 내 마음을 위로해주자. 그런 다음엔 힘든 이면에 보물 찾기처럼 숨겨져 있는 기쁨을 향해 눈을 돌리자.

동료 Rafa가 만들어 준 음료
슬퍼하는 날 보고 Rafa가 커피와 함께 건네준 티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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